개인적인 기록

8시 30분에 잔다.

Jerry_이정훈 2023. 4. 24.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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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쯤이면 침대에 자리잡는다. 거의 누운 자세로 하루 동안 업무하면서 메모한 글을 회고하거나 책을 본다. (롯데 야구를 엄청 좋아하는데 되도록 야구는 안본다. 아예 안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 나보다 바쁜 것 같은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은 바이올린을 하거나 영어 집중 듣기를 하거나 덧셈뺄셈을 반복하거나 제법 긴 단락의 지문을 읽고 국어 문제를 푼다. 그러다 8시 30분 쯤이면 나는 자연스럽게 잠을 잔다. 그때쯤이면 아들도 침대로 와서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듣다가 잠을 잔다. 여름에 8시 30분이면 아직 해가 지기 전인데 우리 가족은 불끄고 잠잔다. 다들 노인네니 수도승이니 한다.

 

일찍 자니 일찍 일어난다. 보통 새벽 1시 ~ 4시 사이에 자연스럽게 눈을 뜬다. 일어나면 주로 일을 하거나 글을 쓴다. 낮 시간에 쳐내느라 바빴던 일을 조용히 정리해본다. 몰랐던 건 다시 찾아보면 금방 알게되는게 많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블로그에 글을 쓴다. 그렇게 쓴 블로그 글이 곧 100개가 되어 뿌듯하다. 미라클 모닝처럼 무슨 대단한 성공을 가져주지는 못했지만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한덕에 이직을 했다. 회사가 더럽고 치사해도 그냥 참고 살아야하는게 40대 직장인의 운명일건데 다행히 나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회사에 순전히 내 기술로 이직했다.

 

일찍 자니 별로 피곤을 못 느낀다. 언젠가 12시 이전의 1시간 잠은 그 이후의 2시간의 잠과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맞다. 알람을 안 맞추고 일어나는데 몸이 피곤한 정도에 따라 저절로 조정된다. 몸이 피곤한 날은 그냥 조금 더 자게된다. 그리고 눈을 떴는데 피곤하다 느끼면 다시 감으면 된다. 새벽 시간은 길어서 눈 떠서 바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아마도 나는 TV가 없어서 빨리 잘수 있는것 같다. 대학교 이후로 TV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는 주말에 하루종일 TV를 본적이 많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볼때는 재밌는데 보고나면 남는게 없다.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어야 하는데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한다. 채널도 내가 선택하지 않고 그저 보여주는 대로 보고만 있었다. 대학교 때는 논다고 바빠 TV를 안봤는데 자연스럽게 자취방에서 TV가 사라졌다. 그렇게 살았는데 불편하지 않았고 다행히 결혼하고 나서 와이프도 크게 불편함을 못 느낀다.

 

고요히 생각할 수 있는게 가장 좋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게 생각, 아이디어라 여긴다. 남과 다른 나만의 생각을 하는게 태어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새벽에 방해받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정리가 되면서 내속에 있던 생각들이 일어선다. 아마도 낮 시간에는 외부 자극이 많아서 감추어지지 않았을까? 그렇게 떠오른 생각들은 가급적 글로 옮긴다.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공개하지 않은 글들이 있는데 10년이 지난 글들인데도 지금도 가끔 돌아보면 참 뿌듯하다. 내가 저런 생각도 했었구나 하면서 저런 생각도 한 나는 살만한 삶을 살고 있지 않나라고 여기며 미소를 짓는다. 어릴때부터 가난하여 부자에 대한 적개심으로 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이 많다. 하지만 그에 비하여 정신은 부자라 여기면서 정신 승리를 한다. 새벽에 생각을 하면 내가 잘살고 있구나 여길 수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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